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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주일>.
아마게돈 이후 300여년이 지나 미국의 뉴욕에서 <악몽의 주일> 사건이 발생. 적게 잡아 일주일, 크게 잡아 열흘가량으로 생긴 이 건은 당시에는 몰랐지만 훗날 <사수>와 <사도>들에 의해서 이것이 2차 아마게돈 이었음이 알려짐. 세계적으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여 완전히 정론이자 역사로서 아직은 새겨지지 않았다.
… 라고 훗날 불리게 된 어느 나날. 사전적 정의로는 이렇게 부른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우리를 설명할 수 없다. 우리는 그날 우리로 거듭나 지금까지 한모금의 숨을 머금어 이어오고 있으므로.
6월 말 무렵, 시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월식과 같은 붉은 달이 떴다. 사실 그 달이 뜨기 며칠 전부터 네피림이라면 각성여부에 상관없이 무언가 불길함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 불길함이 현대의 평화에 젖은 인간의 상상 이상의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뿐.
붉은 달이 뜬 그날 밤 부터 어디서 온 것인지 모를 마귀와 하급 악마들이 뉴욕시 곳곳에서 나타났고 점점 숫자와 세력을 불려갔다. 처음엔 단순히 평소의 악마성 사건들이라고 생각해 뉴욕 시 내에 체류중인 각성 네피림들을 동원해 처리해 보려 했지만 혼란은 폭우가 내리고 괴질이 뉴욕을 휩쓰는 2일째 밤을 지나면서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악화했다.
4일째부터는 비와 괴질이 잦아들었지만 미친듯한 더위와 식음료의 원인 모를 부패 그리고 더욱 늘어난 마귀들로 혼란은 폭증했다. 뉴욕시 내 공무원과 방위군 등 도시 상층부와 치안 세력이 며칠 사이의 괴질에 휩쓸려 어느새 붕괴된 것을 이제야 시민들이 알아챘다. 사람들이 혼란 속에서 뉴욕을 탈출하려 했지만 원인 불명의 괴질이 워낙에 급성에 악독했던 탓에 뉴욕 방향에서 온 자라면 무조건 진입을 거부하고 오히려 군을 동원해 뉴욕시를 포위 봉쇄하는 움직임을 보일 지경이 되었다. 극소수의 각성 네피림과 비각성 네피림, 그리고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는 인간들이 거대한 도시안에 갖힌 셈.
그때부터 뉴욕시는 현세에 강림한 지옥으로 변했다. 무수한 마귀가 아무런 지장 없이 태연히 활보할 수 있는 곳이 지옥이라면, 이곳이 지옥인게 분명하지 않은가. 아무런 저항 할 수 없는 인간은 단순히 마귀의 먹이로 전락했고 아예 마귀 들린 이들은 사람들의 틈바구니에서 날뛰며 혼란을 부추겼다. 그나마 살아남은 인간들끼리도 당장의 음식과 안전을 구하느라 서로 다투며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 폭동이었다.
붉은달이 뜰 무렵부터 조금씩 사람들을 모으고 구호하던 <할매>는 마침내 떨쳐 일어섰다. 보호하며 규합했던 인원들을 무장시키고 싸우는 법을 단기간에 가르치며 지금 당장 그 순간에 바로 해야할 일들을 그때 그때 마다 지시했다. 가까스로 확보한 안전지대와 그 안의 식량-여러가지 의미의-을 향해 밀려드는 마귀들린 자와 악마들 그리고 불안과 굶주림에 이성을 잃고 날뛰는 사람들을 평등하게 대했다. 모조리 쳐죽였다. 안 그러면 죽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