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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주일, 인세에 펼쳐진 지옥같던 나날동안 살아남은 인간과 네피림들에게 평화는 곧장 오지 않았다.
뉴욕에서 쏟아져나오던 마귀들의 증가세는 확실히 꺾였고 얼마 지나자 그것들이 뉴욕 시 밖으로는 일절 나오지 못한다는 것도 밝혀졌다. 하지만 아직도 뉴욕 안에 제법 남겨진 악마들이 날뛰었고 외부에서 구호를 위해 들어온 인력을 홀려서 재차 사건들을 촉발했다. 질서와 방위를 위해 들어온 군경세력이 말려들자 더욱 위험한 폭력사태를 일으켰고 도리어 시외로 축출되기에 이르렀다.
계속되는 시내의 혼란에 사람들은 도시 밖으로 탈출했지만 분명 괴질사태는 진작에 끝났음에도 타 도시에서는 도시 사이의 공활지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는 한이 있어도 결코 이 난민들을 여러가지 핑계를 대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누가 마귀 들렸을지 모른다는게 참 그럴싸한 핑계였다. 버티고 버티던 시민들은 다시 지옥으로 발길을 돌렸다.
살고자 많은 노력을 했다. 아주 많은 노력. 악마가 약해진 덕이긴 하지만 인간과 네피림들의 피맺힌 저항이 결단코 가볍지 않았다. 덕분에 뉴욕 시는 생각보다 빠르게 몇개월만에 외부 지원을 안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단계에 이를 수 있었다.
무정하게 시간이 흘러갔다. 제법 많은 시간. 뉴욕은 여전히 덮어놓은 케이크 뚜껑 속 날벌레들처럼 남겨진 악마들은 맴돌았고 달콤한 과실Big apple은 농익다 못해 문드러져 <로튼 애플Rotten apple>이 되었다. 그래도 사람은 적응의 생물이고 네피림은 저항의 생물이라는 말이 헛말이 아닌 양 뉴욕은 그 엄청나게 유혹적인 단 내음과 남몰래 속이 썩어 문드러져가는 모양새 속에서 점차 살만한-과연?- 동네가 되어갔다. 이제는 예전처럼 평범하게 시끄러운 평화 속에서 소박하고 하찮은 행복을 소중히 여기며 살 수 있을까. 살아볼 수 있을까.
악몽의 주일은 끝났지만 그 후로도 악몽은 계속 이어져왔다. 그저 한 모금의 숨을 빼앗아 한 모금의 숨을 쉬어왔기에. 이제 다다른 악몽의 끝자락,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자신 할 수 없었다.